당뇨 환자들에게 과일은 먹어야 할까요, 아니면 피해야 할까요? 많은 사람들이 과일은 혈당을 올리기 때문에 당뇨 환자에게 해롭다고 생각하는데요.
사실 그렇지 않습니다. 오히려 과일 섭취를 피하면 당뇨가 생길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어요. 그렇다면 어떤 과일을 먹어야 하고 어떻게 섭취해야 할까요?
오늘은 당뇨 예방에 도움이 되는 과일과 당뇨 환자들이 과일을 섭취할 때의 주의사항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먼저 영국 의학 저널인 BMJ에서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과일 섭취와 당뇨 발병률이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합니다. 19만 명의 건강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무려 20년 동안 관찰한 결과.
특정 과일을 많이 섭취하는 사람들이 당뇨 발병 위험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그중에서도 당뇨를 예방하는 데 탁월한 효과를 보인 과일들이 있는데요.
첫 번째로 소개할 과일은 블루베리입니다. 블루베리를 꾸준히 먹은 사람들은 당뇨 발병 위험이 무려 33%나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어요.
블루베리에 풍부한 안토시아닌이라는 보라색 색소 성분이 혈당 조절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이 밝혀졌습니다.
실제로 당뇨 쥐에게 안토시아닌 추출물을 투여한 결과, 근육에서 포도당 흡수율이 높아지고 간에서 포도당 생성이 감소하면서 혈당이 떨어진 것이 확인되었어요.
두 번째로 당뇨 예방에 좋은 과일은 포도입니다. 포도를 꾸준히 섭취하면 당뇨 위험을 19% 낮출 수 있는데요, 그 이유는 포도 껍질에 풍부한 레스베라트롤이라는 폴리페놀 덕분입니다.
레스베라트롤은 혈액 속의 포도당을 근육이나 지방으로 이동시키고, 췌장의 인슐린 분비를 촉진해 혈당을 조절하는데 도움이 됩니다.
따라서 포도를 섭취할 때는 껍질째 먹는 것이 좋습니다. 하지만 껍질째 먹기 어렵다면, 대안으로 오디를 추천드리고 싶어요. 오디는 뽕나무의 열매로, 포도보다 약 156배나 높은 레스베라트롤을 함유하고 있어 혈당 조절에 탁월합니다.
오디는 여름에만 나고 쉽게 무르는 특징이 있지만 냉동 보관하면 영양분이 더 응축되므로 오히려 더 좋은 섭취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세 번째 과일은 사과입니다. 사과는 당뇨 위험을 14% 낮추는 것으로 나타났는데요, 그 이유는 사과에 함유된 클로로겐산이라는 폴리페놀 때문입니다.
클로로겐산은 장내 포도당 흡수율을 낮추고, 근육에서 포도당 사용을 증가시켜 혈당 감소에 도움을 줍니다.
배 역시 사과와 유사한 효과를 보이는데, 배에는 루테올린 같은 다른 플라보노이드 성분이 풍부해 지방세포가 포도당을 소비하도록 만들어 혈당을 낮춰줍니다.
네 번째로 소개할 과일은 자몽입니다. 자몽은 당뇨 발병률을 12% 낮추는 효과가 있는데, 자몽의 흰색 속껍질에 풍부한 나린진 성분이 혈당 조절을 돕기 때문입니다.
나린진은 인슐린 분비를 자극하는 GLP-1 물질의 작용을 도와 혈당을 낮춰줍니다.
다만, 자몽은 고혈압약이나 고지혈증약과 함께 섭취하면 대사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할 수 있으므로, 해당 약물을 복용 중인 분들은 자몽 섭취에 주의해야 합니다.
위의 과일들은 건강한 사람들이 섭취했을 때 당뇨 예방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이미 당뇨를 가진 환자들에게도 과일 섭취가 좋은지 궁금하실 수 있는데요.
과일은 당질이 풍부하다고 많이들 걱정하시지만, 과일에는 혈당 조절을 돕는 식이섬유와 비타민, 미네랄, 항산화 성분인 파이토케미컬이 풍부합니다.
이러한 성분들은 강력한 항산화 효과를 통해 혈관 염증을 예방하고 췌장의 기능을 보호해 당뇨의 진행과 합병증을 막아줍니다.
실제로 제2형 당뇨병 환자에게 칼로리가 낮은 과일을 매일 두 번씩 섭취하게 한 연구에서는 산화 스트레스가 낮아지고, 혈당과 당화혈색소 수치도 감소하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이처럼 과일은 당뇨 예방과 관리에 도움이 되지만, 과일을 섭취하는 방법에도 신경을 써야 합니다.
첫 번째로 과일은 식후가 아니라 식전에 드시는 것이 좋습니다. 식사 직후 과일을 후식으로 먹게 되면 혈당이 빠르게 상승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식전에 섭취하면 과일의 식이섬유가 포도당 흡수를 천천히 하게 만들어 혈당이 천천히 올라가도록 돕습니다.
두 번째로 과일은 통째로 씹어 먹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과일을 갈면 섬유질이 잘게 끊어져 혈당을 급격히 높일 수 있으므로 가능하면 과일 그대로 먹는 것이 좋습니다.
만약 과일 주스를 마시고 싶다면, 100cc 정도로 제한하고 껍질까지 함께 갈아서 섭취하는 것이 혈당 조절에 도움이 됩니다.
세 번째로 과일은 껍질째 섭취하는 것이 좋습니다. 사과, 배, 포도, 키위 등은 껍질에 항산화 성분이 집중되어 있으므로 깨끗이 씻어 껍질째 먹어야 합니다.
껍질을 버리고 과육만 먹게 되면 항산화 효과를 충분히 누릴 수 없게 됩니다. 마지막으로 과일 섭취량을 지키는 것이 중요합니다.
당뇨 환자나 혈당이 높아질 위험이 있는 분들은 한 번에 50kcal 정도의 과일을 섭취하는 것이 좋습니다. 이는 사과, 배 한 조각, 바나나 반 개, 딸기 일곱 개, 오렌지 반 개, 블루베리 80g 정도의 양입니다.
하루에 1~2회 적당량으로 나누어 먹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정리하자면, 당뇨 예방에 좋은 과일은 블루베리, 포도, 사과, 자몽이며 배도 함께 추천됩니다. 과일 섭취 시 식전에 먹고, 통째로 씹어 먹으며.
껍질째 섭취하고, 적정량을 지키는 것이 중요합니다. 과일을 올바르게 섭취한다면 당뇨 예방과 관리에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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